제 18 화
에필로그 — 다시, 거울 앞에서
138억 년의 편지, 그 마지막 문장에게
1,296 단어
다시, 거울 앞에 선다.
이야기를 시작하던 그 밤과 같은 거울, 같은 얼굴이다. 눈가의 잔주름도,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표정도 그대로다. 그런데 이제, 그 얼굴이 전혀 다르게 보인다.
나는 이 얼굴 속에서, 걸어온 모든 길을 본다.
*
광대뼈에는 초원을 달리던 사람들의 흔적이 있다. 마른 고기 한 조각을 건네던 그 손이, 몇백 년을 건너 이 뼈의 각도에 남았다.
손끝에는 흙을 빚던 도공의 온기가 있다. 바다를 건너서야 다시 물맛 단 사발을 빚어낸 그 손이, 지금 이 글을 쓰는 내 손가락에 어렴풋이 이어져 있다.
눈매에는 바다를 건너온 누군가의 그리움이 있다. 지중해 위에서 흔들리던 두 등불이, 어둠 속에서 기어이 서로를 다시 찾지 않았다면, 이 눈은 아예 뜨이지 못했을 것이다.
그리고 이 심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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